2015년 11월 10일 화요일

나태


'행동, 성격 따위가 느리고 게으름'은 나태의 사전적 의미다. 요즘 내 행동 그렇다. 시도 때도 없이 그런것은 아니다. 퇴근 후에 그런다. 퇴근해서 아내와 저녁식사를 마친 후부터 나태가 시작된다. 먼저, 저녁식사를 하고 눕는다. 처음엔 소파에 누워 티비를 보다가 아내에게 허락을 구한 후 침실로 간다. 침실로 가는 때는 티비가 재미없어지고 몸이 더 피곤해지기 시작할 때다. 침실로 들어갔다면 8~90%는 나오지 않는다. 침실은 몸을 씻은 후에 들어가야 하지만 나는 손만 씻고 침실에 들어간 셈이다. 좋지 않은 행동이다. 아내는 그런 나의 모습이 재밌는 모양이다. 항상 깔끔떠는 성격이 그리 행동하니 웃음이 나온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지금처럼 나태해 질 때면, 찝찝함을 느껴 새벽에라도 정갈(?)하게 씻고 다시 침실로 들어왔었다. 더불어 '앞으론 이러지 말아야지' 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지금은 겨울로 접어들어 그런지 찝찝함이 덜해 새벽에 씻지도 않는다. 대신, 출근 전에 침실에 들기 전 처럼 씻고 출근한다.

나는 이런 나의 상태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행동이 못마땅하기 때문이다. 이런 나태를 즐기라고 주말이 있는 것인데 주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때문이기도 하다. 나태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특히 새벽에 소화불량을 가져왔고, 면역력이 약해지는 느낌을 가져왔다. 이때의 소화불량 증상은 '담적'이라고 해서, 위에 뭔가가(음식물) 남아 있는 느낌과 가슴의 답답함, 심하면 통증까지 있는 증상이다. 더불어 감기와 같이 기침, 콧물, 추위와 두통을 동반하는 등 면역력이 약해지는 것 같은 느낌도 받고 있다. 전체적으로 몸이 약해지니 조금의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나태의 결과가 주는 교훈(?)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나태하게 된 원인을 아는 것이다. 원인을 알아야 해결이 빨라지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원인을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소화불량이 어느정도 호전 되었다는 착각'과 '누워서 1~2시간 가량 쉬다가 운동 하면 되겠지'라고 잘못된 생각이다. 소화불량은, 식습관을 바꾸고 운동을 하면서 호전되었다. 이 둘 중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소화불량이 반드시 다시 찾아온다는 것을 간과한 탓이다. 조금 쉬다가 운동하면 된다는 생각도 문제가 크다. 식사 후 누운 동안에 사람이 소화가 더뎌진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며, 소화가 더뎌지면서 몸은 점점 더 피곤해질 뿐이다. 몸이 점점 피곤해 지니 누워있는 것 외엔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진 것이다. 이것은 반복된다. 원인을 알았으니 반복을 피해야 한다.

이처럼, 나의 나태는 두 가지 생각으로부터 발생했다. 나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나만의 해결책이 필요하다. 해결책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나눌 수 있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선 정신적 해결책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나의 나태가 생각의 결과이기 때무이다. 정신적 해결책이라 해서 특별하거나 거창할 것은 없다. 시시때때로 스스로의 상황을 '인지'하도록 노력하면 된다. 육체적 해결책은 당연히 구체적이다.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이라고 해서 복잡할 것은 없다. 퇴근 후 또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눕지 않도록 노력하면 된다. 눕지 않는다는 것은, 사람에게 다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나에게는 운동을 하거나 관심분야에 대해 알아보거나 공부하게한다. 운동이라는 것은 소화불량에 좋고 맨손으로 하는 플랭크 운동을 말한다. 관심분야는 독서, 영어, 수학, 앱개발, 정보검색이다. 삶의 소소한 주제로 놓고 아내와 대화 하거나 함께 TV 보며 대화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휴식을 빙자한 나태는 언제든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인지하는 하는 것이 다. 인지를 바로해야 그에 걸맞는 행동이 나오기 때문이다. 반대로 인지를 못하면 나태를 극복하기 위한 행동이 나오기가 어렵다. 그리고 반복될 위험이 크다. 이 글을 쓴 직후부터 나는 나에게 찾아온 나태를 행동으로 극복하겠다.

2015년 11월 3일 화요일

위를 살리다

출처:네이버

위를 살렸다. 나는 만성소화불량이었다. 증상은 말 그대로 소화불량. 즉 음식물을 받아들이고 오랫동안 소화가 제대로 안되어 몸이 힘들어지고, 그로인해 마음까지도 힘들어지는 것이다. 평소 나는 소화불량이 찾아올때마다 운동을 열심히 하거나 일게(가끔 게임) 몰두해서 소화불량을 몰아내려 애썼다.(소화제는 효과가 별로다) 이런 방법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진 못했고, 소화불량은 자주 나에게 찾아오곤 했다. 근근이 견뎌오다가 올해(2015년) 3월 말 경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지시고 나서 소화불량이 아주 심해졌다. 헤어나오지 못할 것만 같았다. 이전과는 상대도 안되는 '무력감'이 나에게 찾아왔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무력했고 위에 뭔가가 남아있는 느낌이 들었다. 소화불량이 지속되면 신경질이 나기도 하는데, 이건 도가 지나쳐서 신경질 마저 내지 내지 못할 정도의 무력감이었다. 두려웠다. 항상은 아니지만, 음식을 먹는게 조금은 두렵게 느껴질 때도 적지 않았다.

올해 8월을 넘기면서 어머니의 회복이 빨라졌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내 소화력은 어머니의 회복세와 반비례했다. 나의 무력감은 여전하지 않고 오히려 더 심해져만 갔다. 깊은 구덩이에 빠진 느낌이었다. 나는 나를 구하고 싶었다. 병원이든 한의원이든 다녀야겠다고 생각했고, 열심히 인터넷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은, '스스로 몸을 돌보겠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일반 병원은 보통 내시경을 통해 진료와 진단을 하는데 효과가 좋은 치료법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내시경의 경우 상처나 염증, 암 발견을 잘해내지만, 만성소화불량의 경우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의원의 경우, 효과는 사람에 따라 다르고 약값은 3개월에 150~300만원 가량 든다는 것을 알았다. '밑져야 본전'까지는 아니지만 '밑지면 거덜나게'는 더욱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선생님'을 찾지 않기로 결론 지었다.

스스로 몸을 돌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원인을 알아야 한다. 살펴보자면 내 소화불량의 원인은 육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으로 나뉜다. 먼저 육체적인 것으로는 유전적 요소가 있다. 아버지가 소화불량이신 것을 어렸을때부터 봐왔다. 그리고 누나들 중 한명이 만성소화불량을 겪고 있다. 여쭈어보진 않았지만, 아버지는 일을 열심히 하고, 천천히 식사하며, 생식 위주의 식습관으로 만성소화불량을 극복하신 것으로 생각된다. 정신적인 요소를 살펴보자면, 나의 예민성이 소화불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나는 사소한 일에도 긴장하거나 놀라는 경향이 있는데 그럴때면 어김없이 소화불량은 나를 찾아온다(100%). 이런 증상을 '자율신경실조증'이라고 한다.

원인을 어느 정도 알았다. 스스로 몸을 돌보기 위해 이정표가 되어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인터넷의 수많은,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는 걸러내고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다. 각종 블로그에 나오는 소화에 좋다는 음식들을 매끼 챙겨먹는 것도 사실상 힘들다. 나는 책을 찾기 시작했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위'에 관한 책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목차를 열심히 예의주시 했다. 그 중 하나를 골랐다. 읽어보니 책의 골자는, '식습관을 고치고, 운동을 하라'는 뻔한 사실이었다. 누구나 알지만 잘 아무나 실천하지 않는 사실이기도 하다. 몸을 스스로 돌보기로 작정 했으니 좀 더 자세히 읽고 실천할 필요가 있었다. 인강깊었던 것은 '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었다. 소화불량은 주로 위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더욱 인상깊었던 것은 유전적(육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더라도 이를 견딜 수 있는 건강하고 튼튼한 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점이다.

식습관을 어떻게 고쳐야 할까? 먼저 오래 씹는다. 가장 중요하다. 기본 30번 이상 씹는다. 너무 오래 씹는거 아닌가? 할정도로 씹는다. 고기를 먹을때는 더 오래 씹는다. 이(치아)로 음식물을 잘게 만들수록 위에 부담이 없고, 소화 시간도 단축된다. 위가 오래 일할 수록 혈액이 위로 몰려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피곤을 시작으로 두통이 찾아올 수도 있다. 이것은 내가 평소에 자주 겪는 일이다. 두번째로 적게 먹어야 한다. 과식을 위를 피곤하게 할 뿐이다. 나는 과식하지 않아도 과식한 것처럼 몸이 피곤해진 때가 잦았다. 세번째로 채식위주로 먹어야 한다. 육식을 먹더라도 비율은 채식과 육식을 3:1 이 바람직하다. 네번째로 저녁은 과하게 먹지 않고, 10시 이후로는 절대 먹지 않아야 한다. 먹었다면 소화를 반드시 시켜야 한다. 정해진 시간 이후로 먹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소화를 모두 시키고 자느냐 하는 것이다. 

이런 식습관을 실천한 후로는 조금 나아졌다. 그러나 부족했다. 운동이 필요했다. 월, 수, 금 새벽에 수영을 하고는 있지만, 소화에 조금 도움이 되었을 뿐 큰 도움을 주진 못했다. 아침에 일어난 후 위에 남아 있는 음식물을 소화시켜 줄 뿐이었다. 무력감은 여전했다. 아침에 일어날때와 일과를 마친 저녁에 무력감이 심했다. 아침의 무력감은 정말 기분이 나쁘다. 문득, 저녁의 무력감을 없애면 아침의 무력감이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 소화를 완전히 시키고 공복으로 잠을 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때문에 플랭크 운동을 시작했다. 플랭크 운동은 코어 운동이라고 해서 몸의 중심(핵심)을 단련시킨다. 중심이라는 것은 복근을 포함한 몸통이라고 할 수 있다. 전신운동이기도 하다. 소화기는 복근에 몰려 있고, 복근을 단련시키면 소화는 좋아질 것이라는 내 생각과, 책에서도 복근 운동을 강조 하고 있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한 두 시간 이상 쉰 후, 플랭크 운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소화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저녁에 소화를 모두 시키고 취침하니, 아침의 무력감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효과는 하루 이틀이면 느껴진다. 지금은 무력감이 거의 없어졌다. 나의 경우 무력감은 소화불량이 오래 지속될 때 찾아온다. 소화불량이 가끔 찾아오는 정도로는 무력감이 찾아오지 않는다.

감사하고 행복하다. 나는 소음인이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육체로 나타나고 육체적인 스트레스가 정신에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단점이 있지만, 이 때문에 건강에 더 유의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보다 건강에 더 유의하는 습관을 갖게 된 것에 감사하고, 이 습관으로 몸과 마음이 더욱 건강해 졌으니 행복하다.

나는 내 위를 완전히 살린 것은 아니다. 무쇠를 소화시킬 것 같은 사람들처럼 내 위가 완전히 살아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식습관과 운동 중 어느 것 하나라도 소홀히 한다면 무력감은 나를 다시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올바른 식습관과 운동이 내 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만으로도 나는 위를 살린 셈이다.

급성이던 만성이던 소화불량은 반드시 원인이 있다. 소화불량은 '선생님'을 찾아가지 않아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질병 중의 하나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나처럼 스스로 몸을 돌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