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아내가 시온이를 출산한다. 시온이는 여아다. 아내와 나는 두 자녀를 두기로 하는 가족계획이 있었고, 나는 둘째도 여아를 원한다. 처음부터 여아를 원했던건 아니다. 아내가 임신하기 전, 나는 남아를 원하는 마음이 강했다. 왜 그랬던 것일까? 아마도, 남아선호사상이 강했던 우리나라에서 자라났기 때문이지 않을까. 나도 모르게 존재하는 무의식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시)어머니도 손자를 원했다. 몇 해 전 칠순을 넘기셨고, 딸 셋에 막내 아들(나)을 둔 어머니가 손자를 원하시는건 당연하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성별을 알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둘째는 아들 낳으면 되지 뭐'라고 생각하고, 뱃속에서 시온이가 자라나는 걸 신기하게 생각하며 아내와 마냥 행복하게 지냈다.
아내가 막달에 들자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남아나 여아를 원하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사람들 자신을 위해서 그렇게 원하는 것은 아닐까? 첫 아이의 성별이 결정된 후에 둘째 계획이 있다면 또 다시 자신을 위해서 둘째의 성별을 기대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 가령, 남아를 얻고 싶은 사람이 첫째가 여아이기 때문에 둘째는 남아를 얻고 싶어 한다거나, 여아를 원하는 사람이 첫째가 남아 이기 때문에 둘째는 여아를 원하는 그런 것 말이다.
나는 내 입장이 아니라 시온이 입장에서 생각해봤다. 형제가 동성일 경우, 이성일 경우보다 좀 더 대화가 많고, 화목할 확률이 더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성 형제는 자라면서 서로 간의 대화(?)가 동성에 비해 적을 거라는 생각이 있고,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게 될 경우엔 거의 남남 수준으로 살아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으로 보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나는 부모로서, 시온이와 동생을 덜 외롭게 하고 싶다. 형제가 이성이라고 해서 자녀가 반드시 외롭다는 것은 아니다. 마음이 어느정도 통하는 동성 형제가 있는 것이 자녀들이 덜 외롭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저, 자녀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사랑을 많이 줄 수 있는 부모가 되면 된다. 물론, 쉽지는 않다.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게 중요하다.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내가 건강하게 출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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