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18일 일요일

몸빼



나는 몸빼를 좋아한다. 좋아하게 된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작년(2014년) 말에 우연히 입게 된 후로 몸빼를 좋아하게 됐다. 결혼(2014년 10월) 이후 현재까지 처가에 자주 가는 편이다. 아내가 처가에 가는 것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편한 옷이 필요했다. 작은 처형의 추천으로 몸빼를 처음으로 입게 되었고 이른바 '신세계'를 맛보았다. 하의를 입은 듯 안입은 듯 아주 편했다. 한마디로, 매력적이다.

이토록 편한 옷을 왜 이제 입게 되었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를 뽑는다면 지금은 '총각'이 아니기 때문에 입게 되었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결혼 전에는 외모에 신경을 지금보다 많이 쓰느라 편한 옷 보다 나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좋아했다면 현재는 어울리는 것 만큼이나 실용적인 것도 아주 좋아한다.

몸빼는 이제 청바지처럼 내 일상의 한 부분이다. 현재 두 벌이 있다. 처가나 시댁에 갈 때 입고, 가까운 곳으로 외출할 때 입고, 집안에서 항상 입고, 여행갈 때 입는다. 겨울에 입을 것도 하나 사고싶다. 몸이 편하다. 몸이 편하면 마음도 편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때나 입고 나설 수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중요한 행사가 있을땐 절대 입지 않는다. 중요한 행사 때 청바지를 입은 적은 있으나 몸빼는 불가능해 보인다. 예의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회사에도 입고 가지 못할 것 같다. 우리회사는 복장의 규제가 없다. 따라서, 자유롭게 입고 다닐 수 있는 회사이지만 나 스스로 입고 다닐 자신이 없다.

요즘은 남자 몸빼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포털에서 '몸빼'라고 입력하자마자 관련 키워드들이 주르륵 나온다. 내가 입고 있는 두 벌은 모두 오프라인으로 산 것이다. 직접 산 것은 아니다. 잘 어울린다며 작은 처형이 내어준 것과 부산을 다녀온 큰 처형의 선물이다.

이렇게 몸빼가 나와 가까워질 줄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유래를 알아보았다. "‘몸빼’는 일본어의 ‘もんぺ’에서 온 말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에 의해 일본과 조선의 부녀자들에게 강제적으로 보급된 바지가 그 유래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이를 ‘왜 바지’ 또는 ‘일 바지’로 순화하여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라고 국립국어원에서 유래를 말하고 있다. 순화하여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니 따르도록 노력해야겠다.

알고보면, 몸빼는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슬픈 사연을 갖고 있다. 기분 좋게 입는 것도 좋지만, 역사를 알고 입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한다.

<몸빼의 역사>
우리 할머니가 자주 입으시는 몸빼가 일제 강점기에 강제로 입게 한 작업복이라면서요?
몸빼바지의 슬픈 사연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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